工學(공학)과 詩(시)의 만남,
언뜻 안 어울릴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일반적으로 理工系(이공계) 사람들은
人文學(인문학)에 소홀하고
인문학을 하는 이들은
數理(수리)에 어둡다고 하는데
정 박사는 양 날개를 調和(조화)롭게 달았다.
정말 대단한 능력을 가지신 분이다.
時心(시심)은 어디서 나올까?
책만 많이 읽고 공부만 열심히 하면
詩(시)가 떠오를까?
萬物(만물)을 사랑하는 天心(천심)이 아니면
시심이 일어나지 않는다.
그런 영혼이 아니면 그저 말장난이요
글재주의 街學(가학)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따라서 詩心(시심)은 天心(천심)이요 聖心(성심)이다.
정 박사의 珠玉(주옥)같은 詩(시)에는
門外漢(문외한)인 내가 봐도
흙 냄새
고향 냄새
들꽃 향기
훈훈한 情(정)이 넘친다.
어쩌면 명예와 권력과 재물에 탐닉한 현대인에게
따끔한 채찍인지도 모른다.
이제 정 박사의 詩(시) 한 편만 열어보자.
◀ 와이로 ▶
꾀꼬리는 뽐내지 아니함에도 뽐이 되고
까마귀는 뽐을 내도 까마귀일 뿐이련만
두 소리를 이편 저편 서로 다르게 전하는 자들만이
그저 서로 앞뒤를 다툴 뿐이로구나.
고려 시대의 詩聖(시성)
李奎報(이규보)의 “와이로”를
다시 살려낸 그 叡智(예지)에
그저 감탄할 뿐이다.
“蛙利鷺(와이로)
帷我無蛙 人生之恨“(유아무와 인생지한)
정 박사 덕분에 800년 동안
書架(서가)에서 잠자던 보물을
찾게 되어 고맙기 그지없다.
컴퓨터와 기계에
土俗的(토속적)인 영혼과
조화를 이룬 鄭圭榮(정규영)
박사에게 새삼 敬意(경의)를 표하며.......
서평 : 竹齋(죽재) 張鳳祚(장봉조)